한국 전기요금, 왜 이렇게 쌀까? (그리고 전기요금 은 언제까지 쌀 수 있을까?: 해외 사례와 민영화의 진실)

주요 국가 및 한국 전기요금 비교 분석
한국 및 주요 국가 전기요금 비교 분석

⚡ 바쁜 현대인을 위한 30초 요약(한국 전기요금)

1.한국 vs 해외: 한국 전기요금 은 OECD 최하위권이며, 영국·독일 등은 민영화와 친환경 비용으로 2~3배 비쌉니다.

2.싼 이유: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요금 인상을 억제했고, 그 적자(200조 원)는 고스란히 한전 빚이 되었습니다.

3.미래 전망: 이대로 버티면 송전망 붕괴나 급격한 민영화로 이어질 수 있어, 단계적 요금 현실화가 시급합니다.


최근 전기요금 인상 소식이 들릴 때마다 가슴이 철렁하시죠?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실감 나는 요즘입니다. 뉴스에서는 한국의 전기요금이 전 세계적으로 너무 싸다고 하는데, 우리가 내는 돈은 결코 적지 않아 보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매일 쓰는 전기가 어디서 오는지, 그리고 왜 우리나라는 전기요금을 억누르다가 ‘민영화’ 이야기까지 나오게 되었는지 그 구조적 딜레마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우리가 앞으로 맞이할 전력 시장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한국 전기요금 구조: 전기는 어떻게 우리 집까지 올까?

우선 기본 구조를 알아야 전기요금 체계가 보입니다. 우리가 스위치만 켜면 들어오는 전기는 꽤 복잡한 여행을 거칩니다.

  • 발전(생산): 화력, 원자력, 풍력 등으로 전기를 만듭니다. (이 부분은 한전 자회사와 민간 기업이 경쟁 중입니다.)
  • 송전 & 배전(이동): 발전소에서 만든 초고압 전기를 송전탑과 전봇대를 통해 집 앞까지 배달합니다.
  • 판매: 전압을 220V로 낮춰 가정에 공급하고 요금을 받습니다.

핵심은 여기에 있습니다. 전기를 만드는 건 경쟁하지만, 전기를 나르고 파는(송·배전·판매) 핵심 유통망은 한국전력공사(KEPCO)가 독점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한국 전기요금은 시장 원리가 아니라, 정부(산업통상자원부, 기재부)의 허가가 있어야만 올릴 수 있는 철저한 ‘통제’ 아래에 있습니다.

해외 전기요금 사례와 민영화의 대가

  • 요금 체계
    • 주택용 : 3단계의 누진제 (사용량이 많을수록 단가가 급격하게 비싸지는 구조)
    • 산업용 / 일반용 : 계절별,시간대별 차등 요금제(TOU)
  • 핵심 특징
    • 연료비 연동제가 2021년 도입되었으나, 물가 안정을 이유로 정부가 인상을 유보하는 경우가 많아 유명무실하게 운영되었습니다.
      (최근들어 적자의 심화로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 OECD 최하위권 요금 : 아직도 주요 선진국에 대비하여 가정용 전기요금은 절반 이하의 수준으로 매우 저렴합니다.
      (OECD 최하위권 요금 관련 기사 보기)

“한국이 싸다”는 말을 검증하기 위해 주요 선진국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2024~2025년 기준,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이들 국가의 절반 이하 수준입니다.

🇬🇧 영국: 1990년 “대처의 선택”

전력 산업 민영화의 ‘원조’를 꼽으라면 단연 영국입니다.

가격 변화: 초기에는 경쟁 도입으로 효율이 좋아져 전기요금이 낮아지는 듯했으나, 이후 국제 연료비 상승과 송배전망 노후화 교체 비용이 요금에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지금의 고물가 체제가 형성되었습니다.

과거: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도 ‘국영전력공사(CEGB)’가 모든 것을 독점했습니다.

민영화 시기: 1990년대 초반,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 ‘영국병(만성적 적자와 효율 저하)’을 고치기 위해 전력 산업을 발전·송전·배전으로 쪼개어 민간에 매각했습니다.

🇩🇪 독일: 친환경의 비용을 지불하다 – 2000년대 “에너지 전환(Energiewende)”

독일은 시장 개방보다는 ‘에너지 믹스의 변화’ 때문에 요금이 비싸진 사례입니다.

비싼 이유: 2000년대 들어 재생에너지 비중을 급격히 높이면서, 태양광·풍력 설비 설치를 위한 **’재생에너지 분담금(EEG Surcharge)’**을 전기요금에 포함시켰습니다. 즉, 환경을 지키기 위한 비용을 국민들이 요금으로 직접 지불하기로 사회적 합의를 한 셈입니다.
독일은 세계에서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나라 중 하나입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환경 비용’을 요금에 정직하게 포함시켰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이 “환경을 위해 기꺼이 비싼 돈을 내겠다”고 사회적 합의를 한 셈입니다.

특징: 1990년대 말 EU의 지침에 따라 전력 시장이 자유화되었습니다.

🇯🇵 일본: 뒤늦은 전환 2016년 “후쿠시마 이후의 개방”
일본은 원래 지역별 민간 독점 체제(도쿄전력 등)였으나, 정부의 강한 규제를 받는 사실상의 공공재 성격이 강했습니다.

결정적 이유: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입니다. 원전 가동 중단으로 전기요금이 25~40% 폭등하자, 정부는 “차라리 시장 경쟁을 통해 요금을 인하시키자”는 취지로 시장을 전면 개방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료비 급등으로 인해 신규 업체들이 도산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민영화(전면 자유화) 시기: 2016년 4월부터 일반 가정용 전기까지 100% 시장 경쟁 체제로 전환되었습니다.

💰 왜 다른 나라는 유독 ‘비싸게’ 느껴질까?

한국의 관점에서 다른 나라 전기요금이 비싼 이유는 단순히 민영화 때문만은 아닙니다. 여기에는 세 가지 숨겨진 진실이 있습니다.

1. 요금에 포함된 ‘투명한 세금’

유럽 국가들의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면, 순수 전기 사용료는 절반 정도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에너지세, 탄소세, 재생에너지 보조금 등이 촘촘하게 붙어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이러한 사회적 비용을 요금에 직접 부과하는 것에 매우 보수적입니다.

2. ‘원가 주의’의 철저한 이행

해외 민영 전력사들은 국제 유가가 오르면 즉각 전기요금을 올립니다. 기업이기 때문에 손해를 보면서 팔 수 없기 때문이죠. 반면 한국은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한전의 적자를 감수하며 요금 인상을 막아왔습니다. 해외 요금이 비싼 게 아니라, 어쩌면 우리가 미래 세대의 돈을 미리 빌려 ‘가짜 싼 가격’을 누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3. 노후화된 인프라 교체 비용

미국이나 영국의 경우, 100년 가까이 된 송전망을 교체하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듭니다. 민간 기업들은 이 비용을 모두 요금에 산정합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젊고 효율적이지만, 우리나라도 이제 노후 설비 교체 주기가 다가오고 있어 앞으로의 요금 인상 압박은 더 거세질 전망입니다.

💡 요약하자면: 해외는 ‘시장 원리(민영화)’나 ‘환경 비용’이 전기요금에 즉각 반영되어 비쌉니다. 반면 한국은 정부가 방패막이가 되어 이 충격을 막고 있었던 것입니다.

구분주요 선진국(영국·독일·일본 등)한국 (대한민국)
운영 주체민간 기업 및 완전 경쟁 시장공기업(한전) 중심의 독점 판매
요금 결정원가 및 시장 수급에 따라 자동 결정정부(산업부·기재부)의 승인 필요
정책 목표탄소중립, 기업 효율성, 시장 안정물가 안정, 산업 경쟁력 지원
체감 가격높음 (원가 및 세금이 모두 반영)낮음 (정부 통제로 인한 원가 미반영)
한국과 해외 전기요금 비교 표

한국 전기요금의 미스터리: 왜 우리는 안 올렸을까?

그렇다면 의문이 생깁니다. “그럼 우리도 진작 조금씩 올렸으면 되잖아? 왜 억지로 틀어막아서 병을 키웠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경제가 아닌 ‘정치 논리’에 있습니다.

전기는 쌀과 같은 필수재입니다. 선거를 앞둔 정치권 입장에서 전기요금 인상은 곧 ‘표가 떨어지는 소리’와 같습니다. 그래서 국제 유가가 폭등해 원가가 비싸져도,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동결한다”는 명분으로 인상을 미뤘습니다.

그 결과는 참혹합니다.

  • 한전 부채 200조 돌파: 전기를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역마진)가 지속되었습니다.
  • 투자 여력 상실: 낡은 송전망을 교체하고 반도체 단지에 전기를 끌어올 돈이 말라버렸습니다.
  • 에너지 과소비: 가격이 너무 싸다 보니, OECD 국가 중 1인당 전력 소비량이 최상위권에 머물고 있습니다.

우리가 싸게 쓴 전기의 값은 사라진 게 아닙니다. 한전의 빚, 즉 국민의 빚으로 차곡차곡 쌓여 이자를 불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전기요금 억제의 위험한 시나리오: 강제 개방된다면?

많은 분이 “한전 민영화 반대!”를 외칩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지금처럼 전기요금을 현실화하지 않고 버티는 것이야말로 민영화로 가는 지름길일 수 있습니다.

제가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계속 미루며 한전의 부실을 방치한다.
  2. 한전이 더 이상 빚(채권)을 발행할 수 없는 ‘부도 위기’에 몰린다.
  3. “국가 세금으로는 도저히 감당 불가다. 민간 자본을 투입하자”는 논리가 생긴다.
  4. 알짜배기 송전망 사업이나 판매권이 민간에 넘어가며 사실상의 민영화가 진행된다.
  5. 결과: 해외 사례처럼 요금 통제권이 사라지고, 가격이 폭등한다.

과거 다른 나라들이 공공재를 시장에 넘길 때 썼던 방식과 매우 흡사합니다. “진작 고치지 않고 곪게 놔뒀다가, 결국 수술대에 올리는 것”이죠.


💡 한국도 결국 전기 시장을 전면 개방하게 될까?

1. 다른 나라들은 왜 공공재를 포기하고 시장을 개방했을까?

다른 나라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장점이 있을 거라 판단했기에 시장을 개방했습니다. 그들이 내세운 명분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 효율성 증대: “공기업은 철밥통이다. 민간 기업끼리 경쟁시키면 원가도 절감하고 서비스도 좋아질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맞지만, 전기는 필수재라 경쟁이 제한적이라는 게 함정이었죠.)
  • 투자 재원 확보: 낡은 발전소를 고치고 새로운 전력망을 깔아야 하는데, 국가 예산(세금)만으로는 돈이 부족했습니다.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시장을 열어준 것입니다.
  • 국가 부채 감소: 적자 투성이인 전력 공기업을 매각하면, 당장 국가의 빚을 갚을 수 있고 재무제표가 깨끗해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한 점이 있습니다. 민간 기업은 ‘자선단체’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들은 투자한 만큼, 혹은 그 이상의 이익을 무조건 회수해야 합니다. 그래서 시장 개방 후 요금 상승은 필연적인 수순이었습니다.

2. 왜 정부는 요금을 찔끔찔끔 올리다가 ‘민영화’라는 극약 처방을 쓸까?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공공재일 때 적절히 올렸으면 됐잖아?”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슬프게도 ‘정치 논리’ 때문입니다.

📉 [표] 요금 억제와 시장 개방의 악순환 메커니즘

단계상황정부/정치권의 속마음결과
1단계연료비 상승“지금 전기요금 올리면 지지율 떨어져. 선거 때까지만 막자.”한전 적자 누적 시작
2단계적자 심화“물가가 너무 비싸서 국민 여론이 안 좋아. 공기업이 좀 희생해.”한전 채권 발행으로 빚 돌려 막기
3단계한계 도달“이제 빚으로도 안 되네? 근데 세금 투입하자니 국민 반발이 무서워.”인프라 투자 중단, 정전 위험 증가
4단계시장 개방“국가 돈으로는 도저히 해결 불가다. 민간에 넘기고 시장 원리라고 하자.”요금 폭등, 책임은 ‘시장’ 탓 으로 돌림

3. 한국의 미래: 우리도 전면 개방을 하게 될까?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당장 ‘전면 민영화(한전 매각)’는 쉽지 않지만, ‘우회적인 시장 개방’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 전면 민영화가 어려운 이유: 한국 국민들은 공공 서비스(의료, 전기, 수도) 민영화에 대한 반감이 극도로 높습니다. 어떤 정권이든 “한전을 팝니다”라고 하는 순간 정권 유지가 힘들 것입니다.
  • 이미 시작된 ‘우회로’: 하지만 한전의 돈이 말랐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송전망 건설을 민간에 맡기거나, 기업이 한전을 거치지 않고 전기를 직거래(PPA)하는 방식을 늘리고 있습니다.
  • 결말은?: 겉으로는 ‘한전’이 존재하지만, 실제 전기를 만들고 나르는 과정 곳곳에 민간 자본이 침투하여 실질적으로는 민영화와 다를 바 없는 요금 구조로 변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 정리하며: “공짜 점심은 없다”

결국 시장을 개방하면 이윤 추구 때문에 요금은 오르고, 그 피해는 국민이 봅니다. 하지만 반대로, 공공재로 놔두면서 요금을 억지로 누르면 그 빚은 나중에 세금으로 갚거나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저렴한 전기요금 은 ‘효율적인 경영’ 덕분이 아니라, ‘미래의 빚을 당겨 쓰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1. 정부가 욕을 먹더라도 전기요금 을 ‘현실화’ 해서 공기업 체제를 유지하며 충격을 분산시킬 것인가,
  2. 끝까지 버티다가 감당 불가 상태에서 ‘시장 개방’ 을 통해 급격한 전기요금 인상을 맞이할 것인가.

우리는 지금 이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지금 당장 힘들더라도 전기요금을 조금씩 올려서 한전의 부실을 막고 공영 체제를 지켜야 한다” 는 의견과 “어차피 방만 경영할 거면 경쟁이라도 시키자”는 의견 중 어느 쪽에 공감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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